[사건을 보다]대구 방화 사건 ‘쇼크’…보복 테러, 그 후

2022-06-18 245



[앵커]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충격은 여전한데요.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대구 변호사 사무실 방화 사건 관련 소식.

'사건을 보다' 성혜란 기자와 짚어봅니다.

Q1. 재판에서 진 것에 대한 불만을 품고 상대 측 변호사 사무실에 휘발유로 불을 냈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죠. 성 기자가 현장을 취재해보니 이 사건을 모방한 범죄 시도도 있었다고요?

A1. 네 취재 결과 이번 사건이 난 바로 다음날 대구 법조타운에서 비슷한 모방 범죄 시도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10일 오후 4시 반쯤인데요 순찰차가 한 변호사 사무실로 출동합니다.

"사무실에 불을 지르겠다는 위협을 받았다"는 변호사 신고를 받은 건데요.

변호사의 재판 진행에 불만을 가진 피고인 측 지인이 "사무실이 어디냐", "나도 불을 지르겠다"며 변호사를 협박한 겁니다. 

다행히 실제 방화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지역 법조계는 긴장한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이석화 / 대구지방변호사회장]
"이 사건이 일어나고 난 뒤에도 오히려 더 많이 변호사들한테 협박을 한다는 거거든요. 예전 같으면 그냥 그런가 했을 수도 있겠지만 놀라서 경찰에 신고하고."

Q2. 직접 대구 법조타운 돌아보니 분위기 어떻던가요?

A2. 네 이번에 불이 난 건물은 입구부터 문단속을 굳게 하고 출입자 신원을 철저히 확인하고 있었고요.

법률사무소가 입주한 주변 건물들에도 복도 곳곳에 소화기를 추가로 비치하거나 즉석 법률 상담은 피하고 사전 예약한 상담만 진행한다는 안내문을 써 붙인 곳도 있었는데요.

일부 변호사는 가스총 같은 호신용품을 구매할지 고민한다고도 했습니다.

Q3. 끔찍한 사고 충격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A3. 제가 만난 대구 지역 변호사나 변호사 사무실 직원들은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달아 애도하고 있었고요.

불이 난 건물에서 일했던 직원들은 임시로 마련된 공간에서 불로 훼손된 재판 관련 서류 복구에 한창이었습니다.

사고 당일 대피해 화를 면한 직원들도 여전히 후유증을 겪고 있습니다.

[대피 직원]
"첫날은 거의 잠을 못 잤고요. 말을 하거나 하면 일단 갑자기 눈물부터…. 처음에는 정신없던 것들이 사무실에 집기를 가지러 가니까 생각이 나고, 그때 이제 보이더라고요. 사무실이 얼마나 훼손됐는지."

이번 방화 사건에서 숨을 거둔 김모 변호사가 생전에 동료에게 남긴 편지도 취재 과정에서 확보했는데요.

"초췌해 보이는 동료의 모습이 떠올라 자신의 셔츠와 함께 장만했다"며 힘든 동료에게 옷을 선물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고 김 변호사 동료]
"어깨 좀 펴고 다니라고 매일 하는데, 그날도 구부정하게 다니니까 안 되어 보였는지 와이셔츠 살 때 같이 산 모양입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정이 많고…."

Q4. 무고한 희생자를 낳는 방화 범죄 지난 한주도 끊이질 않았어요.

A4. 네 부산 영도구에 있는 파출소에서도 5만 원 범칙금이 부과된 것에 앙심을 품고 "방화하겠다"며 인화물질을 들고 온 50대 남성이 구속됐고요.

대학 기숙사, 콜라텍에서도 방화로 인한 화재로 사람들이 대피해야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방화범의 심리를 이렇게 분석합니다.

[이웅혁 /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코로나 장기화 이후에 새롭게 나아지는 사회 상황이 아닌 것에 대한 복수와 불만이 그대로 투영된 것이고요. 타인이 행한 방법으로 따라 할 가능성도 상당히 높습니다."

모방 범죄의 우려가 크다는 건데요.

'방화죄'는 무기징역이나 3년 이상 징역형으로 처벌됩니다.

미수로 끝나거나 시도만 했더라도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사건을 보다였습니다.




성혜란 기자 saint@donga.com